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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손흥민은 신 같은 존재"..토트넘 스토어 직원 양송희가 전하는 '쏘니 스토리'[인터뷰]

웹지기     입력 19.06.1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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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의 메가스토어에는 손흥민의 유니폼이 판매대의 8칸을 차지하고 있다. 제공 | 양송희 씨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쏘니를 ‘스토어의 대주주’라고 부른다.” 

양송희(30)씨는 토트넘 홈구장 메가스토어의 ‘1호’ 한국인 직원이다. 인천 유나이티드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지난해 6월 사직서를 제출하고 영국으로 떠났다. 동경해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직접 일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양씨에게 기회를 준 구단은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였다. 손흥민의 인기가 높아지는 과정에서 밀려드는 한국인들을 응대할 사람이 필요했다. 한글을 읽고 쓸 줄 안다는 것 만으로도 ‘스펙’이 됐다. 그렇게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2018~2019시즌을 런던에서 보냈다. 손흥민의 ‘커리어 하이’를 생생하게 지켜본 것이다. 

손흥민은 팀 내 유니폼 판매량에서 압도적인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사진은 경기 시작 전(왼쪽)과 경기 개시 후 재고분. 제공 | 양송희 씨
양씨는 현지에서 체감한 손흥민의 인기에 대해 “신 같은 존재”라고 답했다. 손흥민이 팀내 유니폼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지분은 압도적이다. 영국 대표팀 멤버인 해리 케인과 델레 알리, 덴마크 축구의 간판 스타 크리스티안 에릭센과도 비교되지 않을 정도다. 양씨는 “모든 선수의 유니폼을 다 만들어놓진 않는다. 팀내 주축 선수들 정도만 준비돼 있다. 나머지는 당일 구매하면서 마킹을 요청하는 식이다. 그러나 손흥민 유니폼은 한 경기에 500장은 족히 나간다. 진열대에서 케인과 알리가 각 2칸, 에릭센이 1칸 정도 차지한다면 손흥민은 혼자 8칸을 차지한다. 그래도 ‘판매왕’이라 그 많은 재고가 다 팔렸다”고 돌이켰다. 엄청난 판매 동원력에 함께 일하는 직원은 “손흥민이 한국의 데이비드 베컴 같은 존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단다. 

손흥민의 팬들만을 위해 특별 제작한 유니폼도 있다. 바로 ‘한글판’ 유니폼이다. 영문 알파벳으로 ‘SON’이라고 쓰여 있어야 할 자리에 손흥민이라는 이름 석 자가 그대로 들어갔다. 애초 이는 한국팬들을 위한 야심작이었으나 오히려 현지인들의 구매 비율이 더 높았다. 여기에는 숨은 뒷얘기가 있다. 양 씨는 “처음 출시한 날 이걸 꼭 많이 팔아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하나도 안 팔렸다. 리테일팀 담당자가 내게 ‘왜 한국인들이 사지 않느냐’라고 묻더라. 한국인들이 보기엔 조금 촌스러운 디자인이라고 솔직히 말하고 K리그 유니폼을 몇 개 보여줬다. 그런데 외국인들의 눈에는 별로 달라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오히려 신기해하는 현지인들이 더 많이 사갔다”고 웃었다. 실제로 K리그의 유니폼과 비교하면 얇고 가는 글씨체 때문에 다소 빈 공간이 많이 보여 한국인들이 보기엔 소위 ‘짝퉁’처럼 비쳐지기 쉬운 디자인이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팬들을 위해 한글 유니폼을 특별 제작했다. 제공 | 양송희 씨
영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손흥민의 모습은 따로 있다. ‘스마일 보이’라는 별명의 기원이 된 특유의 웃는 얼굴이다. 양 씨는 “손흥민에 대한 현지 팬들의 애정은 엄청나다. 특히 그의 미소를 너무나도 좋아한다. 밝은 모습이 호감가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며 “어린아이들 사이에서도 손흥민의 인기는 상당하다. 특히 남자아이들에게 손흥민의 유니폼을 입히는 부모들이 많았다”며 즐거운 일화를 전했다. 손흥민의 유니폼에 적힌 ‘SON’은 사실 영어로 ‘아들’을 뜻하는 단어다. 현지 축구팬들의 손흥민 사랑법에는 이런 ‘언어유희’까지 녹아있다. 

최근 손흥민과 관련해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손흥민 스스로 나서면서 토트넘 팬들도 가슴을 쓸어내리는 분위기다. 이를 직접 경험한 양씨의 의견도 마찬가지다. “손흥민은 팀내에서 팬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선수 중 하나다. 만에 하나라도 그가 팀을 떠나게 된다면 다들 너무 아쉬워할 것 같다”고 말했다. 
number23tog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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