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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9일간 3번' 北 도발 잦아졌는데..軍 분석력은 오락가락

웹지기     입력 19.08.02 14:42


'탄도미사일'이냐 '방사포'냐.. 2일 만에 또 발사8397953e2873a3bdabed3e9ed5dc4876_1564724567_4654.jpg 

북한이 2일 새벽 동해 상으로 미상의 발사체 두 발을 발사했다. 지난달 31일 동북방 해상에 두 발을 발사한 지 이틀 만이다. 일주일 남짓한 기간에 벌써 세 번째 도발이지만 우리 군 당국은 이틀 전 발사체를 ‘탄도미사일’이라고 발표했다가 이내 북한이 ‘신형 방사포’라고 바로잡아주면서 분석능력이 도마에 오른 상황이다. 비단 이번뿐이 아닌 군 당국의 헛발질에 미덥지 않게 여기는 국민도 적지 않다. 
  
◆합참 “북한, 2일 새벽 두차례 미상 발사체 쏴” 
  
합동참모본부는 2일 “북한이 오늘 오전 2시59분과 3시23분 함경남도 영흥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미상 단거리 발사체를 2회 발사했다”며 “우리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은 발사체가 최대 비행속도 마하 6.9를 기록하며 약 25㎞ 고도에서 220㎞ 이상 날아간 것으로 탐지됐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달 31일 오전 5시6분과 5시27분에도 원산 갈마 일대에서 동북방 해상으로 미상 발사체를 발사했다. 앞서 지난달 25일에 발사한 것까지 포함하면 8일 간 세 차례나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이날 발사체들이 미사일인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북한의 연쇄 도발 배경을 두고 오는 5일부터 시작되는 한미연합훈련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북한 발사체 관련 대응 회의. 연합뉴스
  
청와대는 이날 오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정경두 국방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과 대응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는 아니라고 청와대 측은 덧붙였다. 이 회의에서는 ‘북한의 이날 발사체가 지난달 31일 발사체와 유사한 비행특성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는 결론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발사체 정체 놓고 논란… 조심스러운 군 
  
북한의 잇단 도발 속에 우리 군은 때 아닌 분석력 논란에 휩싸여 있다. 한미 정보당국은 지난 31일 북한의 발사체가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이라고 발표했지만 북한은 이튿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해당 발사체가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라고 밝히고 관련 사진까지 공개했다. 이내 한미가 신형 방사포를 탄도미사일로 오판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그러나 군당국은 해당 발사체가 탄도미사일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합참은 ‘북한 발사체 공개에 따른 입장’이란 제목의 자료를 내 “현재까지 7월31일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는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한미 정보당국의 평가에 대해서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비행 특성 등을 고려할 때 탄도미사일과 유사하다”고 부연했다. 
  
국방부 김영환 정보본부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북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보고를 위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보위원장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논란을 의식한 듯 합참은 이날 발사체들이 탄도미사일이라고 특정하지 않았다. 이틀 전에는 첫 발사체 발사 이후 3시간30여분 만에  분석 결과가 나왔지만 이번에는 7시간20여분이 걸렸다. 다만 청와대는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고 했고, 미국 언론들도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날 발사체가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보도했다.
  
◆탄도미사일이면 대북제재 위반… 北, 왜 쐈나 
  
북한 발사체를 둘러싼 우리 군당국의 분석력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북한이 지난 5월4일과 같은 달 9일 발사한 발사체와 관련해 우리 군은 두 달 넘도록 “분석 중”이라는 답만 반복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 발사체들이 북한판 이스칸데르급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주장이 나왔지만 군은 아직까지 분석 결과를 내놓지 않았다. 
  
그러던 군이 지난달 25일에는 발사체를 탐지한 지 13시간 만에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신속하게 발표했다. 발사체가 탄도미사일로 규정되면 북한이 유엔(UN)의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한 셈이 된다. 발사체 확인이 중요한 이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미 간 대화 기조를 이어가려는 듯 일련의 도발에 “신경쓰지 않는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이은 북한의 도발은 오는 5일부터 진행될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반발이자, 비핵화 대화 재개를 앞둔 미국에 보내는 압박용이라는 분석이 많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5일 시험 발사에 대해서도 “남측이 첨단공격형 무기들을 반입하고 군사 연습을 강행하려고 열을 올리는데 대한 무력시위”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현장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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